연극은 표현부호이다

예술은 그것이 연극이든 문학이든 미술이든간에 그 표현이 상징적이며 은유이다. 예술은 어떤 의미에서는 기호의 모임이라 말할 수 있다. 연기예술도 마찬가지고 배우의 몸통을 통해 어떤 기호의 모음을 엮어내는 일이다. 요즘의 상업적인 말로는 코드라고 지칭해도 좋을 것이다.

연극을 떠올려보자

우리는 악보를 보고 피아노를 친다. 악보는 음의 길이 높이 강약으로 기호화, 즉 부호화되어있다. 그렇기 떄문에 부호화된 악보를 보고 그대로 연주하면 된다. 그런데 자세히보면 악보 그대로를 친다해도 모두 피아노 연주를 아름답게 하는 것은 아니다. 피아노와 연주자가 합해져 하나의 몸통으로 존재하게 될 때 연주를 시작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 끊임없이 악보라는 부호안에 새겨진 의미를 알아내기 위해 느낌과 생각뿐 아니라 몸통의 기술을 연마해야한다.

연기도 역시 마찬가지인데, 햄릿 및 리어왕 같은 작품들이 끊임없이 공연되는 이유는 작품이 의미하느 바에 따라 정답이 나와있지 않기 때문이다. 정답이 나와있으면 그 작품은 그걸로 끝나는 것인데, 예술에 해답이 나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햄릿에 숨겨진 은유 및 상징을 찾아 기호화하고 그 의미를 통해 드러내려 하는 것이다. 배우 예술은 배우의 몸통을 통해 의미를 부호화하고자 끝도 없이 노력하는 일이다.

이제 몸통은 부호를 만들기의 주체라는 것을 알게되었을 것이다. 악보롤 보고 피아노를 치면 기호대로 하는 것일 뿐이다. 발레리나의 움직임이 아름다워 똑같이 따라한다면 그것은 흉내일 뿐이다. 예술은 적당히 해서는 안된다. 기초가 없으면 느낌과 생각이 있다고해도 그것이 제대로 표현되기는 어렵다. 아무리 느낌을 갖고 친다고해도 망가진 피아노로는 소리가 제대로 나올 수 없다. 우리는 벙어리가 아니라면 다 말할 수 있다. ㅇ배우 역시 앉은뱅이가 아니라면 서고 걸어갈 수 있다. 그러나 배우 훈련의 기초로서 몸통 및 생각과 느낌 기술이 함께 들어있는 몸통이 잘 갖추어져 있어야 배우가 서고 걷고 말할 수 있게된다.

바르게 서서바르게 걷고 말할 수 있어야만 기호화 코드화되어 정확한 의미가 나오는 것이다. 결국 몸은 표현부호 만들기의 몸이라는 것을 알아야한다. 우리의 몸은 어떤 표현부호 체계로도 만들기 어렵다. 여러분에게 다시 일러두자면 배우의 몸이 곧 연기의 기호체계를 엮는 주체이다 그렇기 때문에 배우의 몸은 어떤 연기부호든 표현할 수 있고 저장할 수 있다.

배우의 몸은 하나다

나는 다른 수업에서 극장은 하나다라고 말했던 적이 있다. 연극을 창조하는 과정에서 참여하는 사람들은 예술가가 아닌 사람이 없고, 그들이 함께 협력하여 창조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극장은 하나인 것이다. 연극은 관객과 만나지 않으면 그저 연습일 뿐 완성된 공연은 아니다 관객은 공연 한편을 보기위해 어떤 공연을 볼지 누구와 볼지 어던 좌석의 티켓을 살지 등 여러가지 계획을 짠다. 관객 역시 연극 창조에 참여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하는 것이다.그리고 그들이 극장에 왔을 때 배우가 관객과 만나는 순간 배우, 관객 및 무대가 하나가 되는 것이다. 요즘 극장은 버튼으로 막을 내리고 올리기 때문에 막잡이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과거의 막잡이는 관객과의 호흡, 오프닝 음악, 조명과 조화를 이루며 극적인 느낌을 가지고 막을 올렸다.그랫 ㅓ막잡이가 막을 올리지 않으면 연극은 시작되지 않았고 그가 막을 내리지 않으면 연극은 끝나지 않았다. 극장에서 막잡이도 연극 예술을 만드는 중요한 협력자 중 하나였던 것이다. 이처럼 연극을 만드는 과정에 참여하는 사람들 모두가 중요한 요소이며 예술가가 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배우가 있다.

ㄷ다시 말해 연극 창조의 중심에 배우가 존재하는 것이다. 극장의 중심 자리는 배우이다 배우 안에서도 중심의 자리가 있다 우리 삶이 속해있는 이 우주의 질서가 아무리 복잡해도 중심의 자리는 존재한다. 중심이 있어야 우주는 질서를 유지할 수 있다. 광활한 우주속에 중심의 자리가 있어 우주르 이루는 별들이 흩어지지 않고 돌듯이 하나의 작은 우주인 배우 안에도 역시 중심자리가 있음을 알아야한다. 우릭 ㅏ말을 하기 위해 호흡을 해야하고 소리를 내야하고 여러 기관의 도움을 받아야하는데 그 움직임은 중심의 자리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배우의 몸은 유기적이다

우릭 ㅏ말을 할 때 입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중심의 자리에서 출발한다. 입은 스피커와 같이 소리를 내는 기관일 뿐중심의 자리는 아니다. 들을 때도 귀로 듣는것이 아니라 귀를 통해 중심의 자리가 듣는다 제자리에서 높이 뛸 때에도 중심의 자리로부터 유기적인 관계를 갖고 움직인다. 손가락을 뻗기 위해서는 손마디가 움직여야하고 손마디는 손목을 손목은 팔꿈치를 움직여야 하며, 팔꿈치는 어깨를 들어서 밀어야만 한다.

그리고 어깨는 몸의 중심자리에서 뻗어나가야 하고, 이처럼 신체 각 부분들은 중심의 자리와 유기적 관계를 가지고 하나로 움직인다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여러분은 배우의 몸이 느낌과 생각, 소리와 움직임을 포함해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 하나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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